전 대통령 부부가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마주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단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세계 6대 강국에서 정치는 아직도 야만의 시대를 맴돈다. 1948년 제헌헌법은 유진오의 의원내각제 안에 이승만의 대통령제 안이 덧칠된 변형적 대통령제다. 대통령제의 본질적 요소인 대통령 직선제가 사라진 4공 유신헌법이나 5공 헌법에서조차 대통령은 오히려 더 강력한 권한을 행사했다. 정치제도의 일반이론을 거부하고 오로지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제도로 작동한 결과다.그 후과(後果)는 참혹하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은 부정선거로 하야하고 하와이 망명길에서 생을 마감했다. 산업화 대통령 박정희는 최측근의 흉탄에 스러졌다. 전두환·노태우는 헌정파괴범이다. 민주화의 화신인 김영삼·김대중조차 재임 중 아들이 부패혐의로 구속되었다. 노무현은 자진했고, 이명박·박근혜는 수감되었다. 문재인은 가족이 수사대상에 올랐다. 윤석열은 부부가 함께 수갑을 찬 영어의 몸이다. 특히 박근혜와
피지컬 인공지능(AI) 도래로 AI를 담은 로봇이 인간이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와 공포가 공존하고 있으나 현실화까지는 여유가 있어 보인다. 춤을 추고 음식을 서빙하는 테슬라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는 물론 수많은 로봇 뒤에 여전히 사람 조종사가 있는 탓이다. ‘자동화’를 꿈꾸는 AI 로봇이 기대만큼 ‘자율적’이지 않다는 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나 다름 없다.지난 18일 디인포메이션은 “3월 엔비디아 GTC 2025에서 시연한 디즈니 로봇 뒤에 조종사(puppeteer·인형사)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실제 디즈니는 4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GTC 2025 현장에서 소개한 스타워즈 ‘BDX 드로이드’ 로봇이 “실제 발걸음을 내딛기 전에 강화 학습 시뮬레이션으로 훈련한다”며 “무대 뒤에서 인형사가 캐릭터를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미묘한 차이들을 끌어낸다”고 설명했다.당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디즈니와 협업 소식을 알리며 BDX 드로이드가 AI 로봇 훈련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
『상처받은 무릎에 내 심장을 묻다(Bury My Heart at Wounded Knee)』라는 책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그 의미가 곧바로 와 닿지 않았다. ‘상처받은 무릎(Wounded Knee)’은 상징일까, 은유일까. 여러 생각 끝에, 그것이 실제 지명이자 미국 원주민의 눈물겨운 역사를 품은 장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목의 번역을 ‘내 마음을 묻다’로 할지 ‘내 심장을 묻다’로 할지 지금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이 책의 저자 디 브라운(Dee Brown)은 루이지애나에서 태어나 아칸소에서 자란 저명한 작가다. 책은 1860년부터 1890년까지 약 30년간의 기록을 바탕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어떻게 학살당하고, 억압당했으며, 문화와 공동체를 잃어버리게 되었는지를 다룬다. 그들의 시민성과 문화는 체계적으로 파괴되었고, 잇따른 약속의 파기로 인해 백인 정복자들에 대한 불신은 점점 깊어졌다.원주민들은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고,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기도 어려웠다
아들이 뉴욕의 직장을 겨우 2년 만에 팽개치고 돌아왔던 해였다. 그 짧은 경험으로 자기 사업을 한다고 나서니 참으로 기가 막히고 황당했다. 말린다고 말려질 상황이 아닌지라 목울대를 밀어 올리는 울화를 삼키고 또 삼켰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이런 시점에서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른 척했는데. 이제와서 돌아보니 잘한 짓(?)인 것 같다.그때만 해도 베이비부머 세대란 말만 익숙했지 X세대, Y(밀레니얼)세대, Z세대, MZ세대라는 단어는 없었다. 부모의 바램이나 조언이 자식에게 약간은 수용되는 시대였는데. 그로부터 15여 년이 지난 요즈음은 각 세대가 명확히 구별되어 생활방식과 생각의 간극 차이가 얼마나 큰지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내 생각이나 조언이 과연 MZ 세대인 아들에게 맞는 건지 조심스러울 때가 많다.나는 학업을 마치면 한 직장에서 평생을 보내야 하는 줄 알았고 가족이 삶의 가장 큰 울타리였다. 편지와 유선전화가 전부였던 시절, 소통은 느렸지만 기다림 속에 마음이
최근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가 ‘한반도 평화 공존 기반 구축’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남북기본협정’ 체결을 제시했다. 남북기본협정은 1972년 12월 21일 조인된 ‘동·서독 기본조약’을 참조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 조약은 동독과 서독이 서로를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상호 불가침, 교류 협력 확대 등의 원칙을 명시했다. 서독이 기존의 ‘할슈타인(Hallstein) 원칙’을 완전히 폐기하고 동독과의 ‘1민족 2국가’를 인정한 것이다. 할슈타인 원칙은 동독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나라와는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겠다는 서독의 외교 전략을 말한다. 1955년 정책 발표 당시 외무 차관이던 발터 할슈타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과거 우리 정부의 통일 논의도 독일과 비슷한 경로를 거쳤다. 박정희 정부는 한국판 할슈타인 원칙을 고수하다가 1973년 6·23 선언으로 폐기하기에 이른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지만 국제 기구 참여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991년 12월 노태우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