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때 지나노부부가 곰탕집으로 들어선다할아버지가햇살 드는 창가 쪽 테이블로 가더니의자를 빼주자 할머니가 당연하다는 듯 앉는다김이 모락거리는 곰탕이 나오고할아버지는 곰탕을 뜨면서…
[2025-04-29]하늘이 깔아 논바람의 여울터에서나속삭이듯 서걱이는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두 놈이 부리를서로의 쭉지에 파묻고따…
[2025-04-22]아버지는 마당에 있는 매화나무를 만져보라 하셨다나무둥치는 밋밋하고 건조했다아버지는 차고 맑은 매화꽃을 좋아하셨지만꽃 피어 있는 날은 며칠 되지 않았다매화나무도 대부분의 날을 꽃 …
[2025-04-15]산과 들이 만나말했습니다사람들의든든한 바탕이 되어 줍시다그럽시다평화로운 풍경도 되어 주고요‘마을’ 성명진산과 들이 아름다운 결심을 해 주었군요. 과연 그 둘이 만나는 곳마다 마을…
[2025-04-08]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지쳐 나자빠져 있다가다급한 사연 …
[2025-04-01]과실나무는해거리를 한다.한 해는 많이 맺었다가한 해는 적게 맺는다.가난살이로 힘을 얻는다.해거리가 어려우면하루라도 가난살이를 하자.한 끼니라도 걸러보자.삽과 가방과 운전대를이틀만…
[2025-03-25]당신은 두견화를 심으실 때에 ‘꽃이 피거든 꽃싸움하자’고 나에게 말하얏습니다꽃은 피어서 시들어가는데 당신은 옛 맹서를 잊으시고 아니 오십니까나는 한 손에 붉은 꽃수염을 가지고 한…
[2025-03-18]이 의자에 앉기까지 삼십 년이 걸렸다비로소 의자에 앉아보니 의자가 우뚝 서 있는 것 같았다이렇게 아래를 굽어볼 수 있다니 그의 허리도 의자처럼 덩달아 꼿꼿해졌다또 의자에 기대어 …
[2025-03-11]부고 몇 개가 봄보다 먼저 왔다싸락눈 떨어지는 거리에서 좌판을 지키던 여자가 영정에 갇혔다여자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스냅 사진 속 여자의 노란색 원피스가 하얗게 바래가는 동안 노점…
[2025-03-04]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내 영혼의 빈 터에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내가 죽는 날그 다음날.산다는 것과아름다운 것과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한창인 때에나는 도랑과 나뭇가…
[2025-02-25]지옥은 천국이다지옥에도 꽃밭이 있고깊은 산에 비도 내리고새들이 날고지옥에도 사랑이 있다나 이 세상 사는 동안아무도 나를 데려가지 않아도반드시 지옥을 찾아갈 것이다지옥에서 쫓겨나도…
[2025-02-18]사람은 자신만의어떤 사치의 감각이 있어야 한다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위해나머지를 기꺼이 포기하는 것제대로 된 사치는 최고의 절약이고최고의 자기 절제니까사람은 자신만의어떤 멋…
[2025-02-11]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조용히 울고 있었다.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
[2025-01-28]지를 부친다는 게 손목을 부치고 운다편지를 쓴다는 게자서전을 쓰고운다세상에, 주소를 쓰면언제나 제 주소를 쓰고편지봉투 같은 바지 하나 벗지 못하는 네가손톱 같은 우표 한 장 붙이…
[2025-01-14]당신은 막막한 바다를 보고 나는당신 열두 자 깊은 눈빛을 보고 있네 당신은쓸쓸한 바다의 맥을 짚고 나는당신 울멍울멍한 고독을 살피네동백은 지고 동백 지고물새마저 흰 날개를 접은 …
[2024-12-24]티브이 광고에 잘못 한다에서 못을 빼니 잘 한다가 되었다잘못 먹었다에서 못을 빼면 잘 먹었다잘못 살았다에서 못을 빼면 잘 살았다잘못 가르쳤다에서 못을 빼면 잘 가르쳤다잘못 배웠…
[2024-12-17]싸락눈으로 속삭여봐야 알아듣지도 못하니까진눈깨비로 질척여봐야 고샅길도 못 막으니까저렇게 주먹을 부르쥐고 온몸을 떨며 오는 거다.국밥에 덤벼봐야 표도 안 나니까하우스를 덮고, 양조…
[2024-12-10]길가에 꽃이 보이지 않는 날은그대가 가까이 있어도먼 산 같은 날길가에 꽃이 보이는 날은그대가 멀리 있어도내 곁에 있는 날‘꽃이 보이는 날’ 이병연꽃이 보이지 않는 날은 마음이 몸…
[2024-12-03]성산포에서는교장도 바다를 보고지서장도 바다를 본다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아내랑 나갔는데냉큼 돌아오지 않는다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찾다가도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성산포에서는한 마리의…
[2024-11-26]주말 저녁 무렵아내가 내민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우러밖에 나왔는데아파트 옆 동 쪽으로 걸어가는할머니의 뒷모습에 깜짝 놀랐다영락없는 내 어머니였다돌아가신 지 삼 년 된 어머니가 다른…
[2024-11-19]네오집스가 애틀랜타에 갑니다!안녕하세요? 미국 부동산 네오집스입니다.미국 부동산,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요?애틀랜타는 지금 주목해야 할 지역일까요?미국 부동산 시장의 흐름부터 애틀랜타 지역의 최신 동향까지!부동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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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5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뉴욕, 뉴저지 일원 한인 사찰들이 불교계 연중 최대 기념일을 준비하기 위한 손…
지난 28일 버지니아 애난데일의 한인상가 밀집 지역에서 대낮에 은행 강도 사건이 발생해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용의자는 30대 베트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됐다.이에 따라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