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의 여름에 대한 나의 유일한 기억은 화재비상계단이다. 태양이 빌딩의 반대쪽으로 지는 저녁이면 사람들은 화재비상계단으로 이동했었다 좀 서늘한 그곳에서 더러는 몸을 쭉…
[2015-06-11]
내게 겨자씨만한 앎이 있다면 대도의 길을 걸으며 이에서 벗어날까 두려워하리이다 대도의 길이 그지없이 평탄하나 사람들 곁길만 좋아합니다 조정은 화려하나 밭에는 잡초가…
[2015-06-09]
커피숍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도무지 영양 같은 것은 생각지 않는 사람들이야. 치즈 샌드위치 토스트를 즐겁게 주문하고 쵸콜릿 달걀 크림과 프랑스식 레몬 머랭파이를 더 주문…
[2015-06-04]
만경평야 새끼발가락부터 바다냄새가 흘러들었네 나는 어머니의 자장가처럼 아련한 노랫소리 따라 심포항으로 찾아들었네 비릿하게 정박한 닻이 꽉다문 집게발처럼 생의 한 부분…
[2015-06-02]
지난 밤 구겨진 호일의 천막처럼 쏟아지던 비 천둥은 요란하게 해안을 때리고 번개의 굽은 창은 나무들을 내리치던 그 비가 나무줄기를 타고 오르니 꽃잎처럼 밝고 부드러…
[2015-05-28]
어렸을 적 어머니와 나는 일 년에 한 번 씩 먼 곳에 사시는 외할머니를 뵈러 갔었다. 언덕 옆의 농지는 대부분 자갈이었고 부엌에서는 버터를 휘젓는 그릇과 기니아 동전의…
[2015-05-21]
낳아준 아버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수생활 청산하게끔 은혜를 베푸신 사장님도 저의 아버지입니다. 하지만 아버지, 아버지는 어쩌다 도둑이 되셨나요 근래 회사에서 용역…
[2015-05-19]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서로 천적인 동물들이 휴전을 한다. 허리케인이 오면 쥐와 올빼미가 나무를 공유하고 지진이 나면 몽구스가 뱀의 곁에서 움츠려 떨고 있는 것을 볼 수도 …
[2015-05-14]
풀잎은 밤에도 자라나고 한 무리 일찍 일어난 앵무새들이 구애전쟁을 시작한다 물웅덩이에서, 전깃줄에서, 막 싹이 트는 푸른 스페니시 라임나무 속에서 그들이 서로를 유…
[2015-05-12]
들어봐, 혹시 양동이에 담겨있는 게들을 본적 있어? 아니, 내가 말했다. 가끔씩 게 한 마리가 다른 게들을 밟고 올라 양동이 위쪽까지 기어오르곤 하지 그런데, 막 탈출하려…
[2015-05-07]
연일 산불이 나고 있다 이 사정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 똑같을 수밖에 없다 속사정이 있다 여러 설이 있지만 엘니뇨라고? 왜 그렇게 예쁜 이름을 붙였을까 그것도 아기 예수의…
[2015-05-05]
오늘 저녁엔 포도주를 마시지 않네 내가 듣고 싶은 것은 머리속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라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라네. 블라인드 마운튼에 있는 집 뜰에 몇 시간 채 앉아있…
[2015-04-30]
내가 타클라마칸사막에 가는 것은 내가 열여섯 살의 꿈속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에 가는 것은 거기 허허 망망 때문이다 내가 일흔다섯 살의 대낮에 명사도 동사도 다 두고 타…
[2015-04-28]나는 사물들의 같은 점보다 서로 다른 점에 꽂혀버렸어. 키 큰 소나무, 구부정한 가지에 놓여있는 조그만 눈덩이, 사람의 눈에 띄지 않도록, 홀로 멀리 떨어져, 거리를 어슬렁…
[2015-04-23]귀뚜라미 목젖의 떨림처럼 비가 내린다 텅 빈 교실에서 홍어 냄새가 나는 것도 같다. 사물함에서 새어 나오는 실내화와 체육복의 냄새. “비가 내리면 고속도로 휴게소로 가고 싶…
[2015-04-21]또 한구의 희생자가 올라온다 저리 슬픈 느낌표를 보았느냐 움직이지 말라는 말을 신뢰한 죄로 영원히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된 저리 슬픈 느낌표를 보았느냐 우리에게 가만히 …
[2015-04-16]사막에 길게 드리워진 내 그림자 등에 난 혹을 보고 나서야 내가 낙타라는 걸 알았다 눈썹 밑에 서걱이는 모래를 보고서야 사막을 건너고 있음을 알았다 옹이처럼 변한 무릎…
[2015-04-14]지팡이조차 두고 가는 거야. 칼은 주머니에 있지만 그 사실조차 난 잊었어. 차도 없고 핸드폰도 없이 컴퓨터도 없고 카메라도 없이 CD 플레이어도 없고, 팩스도 없이 TV…
[2015-04-09]금방 읽어 좋은 짧은 시 한눈에 다 들어온다. 잠시 눈을 감으면 미처 들어오지 못한 여운까지 오래오래 가슴에 머문다. 그런 날 종이에 손을 베인다. /…
[2015-04-07]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춤을 가르치셨다고 한다 나는 그걸 전혀 몰랐다 오히려 그 반대인 줄 알았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볼룸댄스를 좋아했다 우아한 선회팔의 곡선과 멋진 발놀림,…
[201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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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 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
민경훈 논설위원
정재민 KAIST 문술미래전략 대학원 교수
김영화 수필가
김정곤 / 서울경제 논설위원
권지숙
옥세철 논설위원
조지 F·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연방하원에 도전장을 낸 척 박(한국명 박영철) 예비후보 후원 모임이 지난 18일 열렸다. 척 박의 부친인 박윤용 뉴욕주하원 25선거구 (민주)…

올 한해동안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DC 등에서 연방 이민당국에 체포된 사람이 1만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 전국적으로는 22만명…

연말을 맞아 도로 위에서 순간적으로 벌어진 운전 중 시비가 40대 한인 가장의 총격 피살 비극으로 이어졌다. 워싱턴주 레이시 경찰국과 서스턴 …